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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에 대하여

2018년. 레고 브릭을 보고 느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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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트 오브 더 브릭 전시회를 다녀오다"


어떨 때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들이 가장 무거운 것이 됩니다.

떠받치는 회색사람

 

이때 나는 디 아트 오브 더 브릭 탐방 두번째 시간이었다.

의도치 않게 두번째 전시회를 다녀오고 나서 느낌점이 참 많았다. '그저 봤던 거야.' 로 끝낼 수 있었지만, 나는 처음 온 손님처럼 최선을 다해 리액션을 취했고, 내가 저지른 말을 책임지기 위해(사실 두번째로 내는 전시회 비용이 아까워서 그런지도 모른다.) 문구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곱씹었다. 

 

 

2018년. 그 때의 나는 무시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타고 취업준비생이 되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졸업을 하고, 내게 남은 명분이라곤 시인도, 수상경력도 아닌, 서울예술대학교라는 작은 간판뿐이었다. 여태 뭘 해왔는지 모르겠고, 지금 당장 손에 지닌 게 아무것도 없어서 인생활불요청을 하고 싶은데, 사회에 뛰어드니 '안내소'같은 건 없었다.

그저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고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침묵했던 시간이 나를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건 아닌가 싶다.

 

 

어린이라는 아이들

이때의 나는 어린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그림책을 읽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그 안에서 배우는 교훈들과 기법들에 꽤 많은 자극을 받았었다.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서 어린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어떤 시선을 지니고 있는지가 궁금했었다. 그리고 그들의 눈을 홀리고 즐겁게 만들어 주고 싶어했다. 다만 어른들이 생각하는 아이들의 순수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생각보니, 자신들이 보고 싶은 부분만 보려고 들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저 아이들은 마냥 어리고 순수하고 깨끗함이라는 존재로 한정 짓는 게 부끄러워진다. 어린이들은 손이 닿는 곳마다 놀이터로 만들어지는 신기한 마술같다고 생각했다. 동화 속이 아닌 현실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배울점이 참 많다고 생각한다.

 

 

원숭이띠(92년생)인 나에게 원숭이 조형은 친숙한 존재같다. 이 원숭이 브릭을 보는 순간 '아, 같이 사진 한 번 찍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고, 내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권유하기 전에 내가 원숭이와 잘 어울린다며 사진 한 장 찍으라고 권유받았다. 이 사진을 찍어준 친구는 내가 원숭이띠라는 걸 알까?

 

이별

나는 작은 만남조차도 감정을 생각보다 많이 소비한다. 아니 나눈다는 말이 맞겠다. 누군가와의 헤어짐이 야기 될 때마다 꽤 깊은 감정선에 빠져들곤 한다. 흔한 이별의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물론 깊게 빠지고 짧은 시간을 보내지만, 어떤 친구는 나에게 그런 모습이 부럽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잊고 정리하는데 짧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난 깊은 동굴이었고 아직도 한쪽 벽면에 깊게 새겨놓은 언어들을 수식하곤 한다. 난 더 이상의 헤프닝이 일어나지 않도록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정작 뭘 노력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다정함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들이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모든 이들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는 일은 꽤 심각한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레고.. 어린이와 어른이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그 중에 하날 대표적으로 꼽자면 바로 이 레고 블럭이 아닐까 싶다.